뉴스어디 두 번째 사무실 도착. 지금 출근하세요 🙂 안녕하세요, 뉴스어디 박채린 기자입니다. 뉴스어디 두 번째 사무실에 출근한 동료 여러분, 반갑습니다.🙂
할머니를 따라 절에 간 적이 있어요. 아주 어릴 때인데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법당엔 빨간 포장지의 초코파이가 탑처럼 쌓여 있었어요(먹고 싶었던 기억도 선명하거든요). 까치발하면 손 닿을 곳엔 크고 동그란 접시가 있었고, 그 위엔 지폐와 동전이 제법 수북했어요.
그때 할머니께 물었어요. "누가 돈 훔쳐 가면 어떡해요?"
할머니는 말하셨어요.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그런 거지."
그 기억 때문인지,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절이 저를 부르는 듯해요. 밥 먹고 가라고요. 떡도 먹고, 수박도 한 조각 먹고, 필요한 건 뭐든 챙겨가라는 것 같아요. 이제는 돌아가신 할머니 사랑까지요.
지난 주말 절에 다녀오며 힘을 얻었습니다. 그날 절에서 받아온 힘을 오늘 뉴스어디 두 번째 사무실 레터에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뉴스어디가 요즘 무엇을 취재하고 있는지, 어디에 시간과 힘을 쏟고 있는지 오늘 세 코너에 담아 전합니다.
🗒️탐사노트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언론을 사익에 쓰는 후보는 없나’ 취재하다 들여다보게 된 박형준 부산시장과 정부광고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 뉴스어디의 안경에서는
지난주 지면을 뒤덮은 '삼성전자 파업'을 열 개 신문이 어떻게 다르게 봤는지
같은 사건에 붙은 정반대의 이름들을 비춰봅니다.
☕ 요즘 뭐하니에서는, 동료 여러분께는 살짝 숨기고 다녀온 뉴스어디의 첫 대면 모임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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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사노트
<부산시, 고려대 등 박형준 시장 관련 대학 매체에 정부광고 몰아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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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감시 전문 매체인 뉴스어디, 선거 때 어떤 보도를 해야 할까요.
이번 선거에선 '언론을 사익에 이용하려는 후보는 없는지'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윤석열 정부는 비판적인 언론을 압수수색하고, 끝내 계엄 때는 일부 언론사에 단전·단수 지시까지 내렸죠.
문제는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였습니다. 뉴스어디는 출입처가 없어요. 어떤 현장을 찾아가야 할지, 무엇을 들여다봐야 할지 막막했죠. 그래서 정부광고부터 들여다봤습니다.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부광고 내역은 시민 누구나 '정부광고통합지원시스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자체장 출신 후보들의 재임 시절 내역을 하나씩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6·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3선에 도전하는 박형준 시장의 재임 기간 부산시 광고 집행 내역에서 의아한 지점들을 발견했습니다.
부산시는 박 시장의 모교인 고려대 관련 매체에 4030만 원, 그가 교수로 일했던 동아대 매체에 2700만 원의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이 두 학교에 부산시가 몰아준 돈이 전체 대학 매체 광고비의 72%였습니다.
반면 부산 지역 24개 대학 중 22곳에는 단 한 건도 가지 않았고요.
'부산 청년'만을 위한 정책 광고가 서울에 있는 고려대 학보(고대신문)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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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광고는 그냥 광고가 아니라, 권력이 언론에 건네는 가장 조용한 '돈줄'이에요.
그래서 뉴스어디는 이 돈의 흐름을 좇은 겁니다. 다음에 어느 매체에서 정책 홍보를 보거든, 한 번만 물어봐 주세요.
이건 시민을 위한 광고일까, 시민의 돈으로 산 ‘인연’일까. 그 인연의 상대는 동문일 수도, 특정 언론사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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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신문 1면과 사설은 '삼성전자 파업'이 끌고 갔습니다. 1면은 닷새 내내 10개 매체가 하루도 빠짐없이 이 사안을 실었고, 사설로도 모든 매체가 최소 두 번 이상 다뤘어요(서울·조선·매경은 닷새 전부였죠).
'원만한 타결'을 바란 건 모든 언론이 같았지만, 그 이유와 우려하는 지점, 협상 방식에 대한 입장은 언론사마다 달랐어요. 🧐 그 차이를 비교해 보면 각 신문이 노동을 어떻게 보는지도 드러나요. 또 이 사안에 대해 '노사 갈등'에 무게를 두는지, '국가경제 위기'에 초점을 두는지, 아니면 '분배의 숙제'에 집중하는지 갈리죠. 어떤 신문이 내게 인사이트를 주는지 골라보는 재미도 있고요. 비교해보기 좋게, 키워드로 정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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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카드, '긴급조정권'
5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했어요.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30일 동안 파업을 멈춰야 해요. 당장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나왔죠.
긴급조정권을 두고 중앙일보는 "(파업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지만 이를 남용해) 국가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간다면 정부의 조정과 개입은 피할 수 없다"(19일)라고 적었고, 경향신문은 "국민의 생명·안전·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파업이 아닌 이상 국가가 강제 개입해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18일)하다고 적었습니다.
한쪽은 정부가 빼든 긴급조정권을 '불가피한 것'으로 봤고, 다른 한쪽은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데 힘을 실었어요.
이재명 대통령의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라는 말에 대한 평가도 갈렸어요. 조선·동아·서울·매경·한경은 '노조를 향한 경고'로 적극 읽었고(중앙일보는 아예 1면에 "삼전 노조 향한 대통령의 경고장"이라 달았죠),
반면 한겨레는 그 발언을 '경고'로 규정하지 않고, "법원도 노조의 파업 일부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과 함께 사실 그대로 전했어요. 경향은 그 발언을 '노조 압박'으로 짚으면서도, 무게는 '벼랑 몰린 노사가 접점을 찾는 중'이라는 협상 국면에 뒀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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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노란봉투법'?
'삼성전자 파업'에 '노란봉투법'이 등장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원청이 하청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좌우한다면 원청도 하청 노조와 교섭하도록 한 법이에요. 하청·특수고용 노동자에게 교섭 테이블에 앉을 길을 터준 거죠.
조선일보는 19일 사설에서 삼성 노조의 요구가 "하청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위화감을 주고 비슷한 요구가 쏟아질 수 있다"며 하청 노동자를 걱정하는 듯했어요. 그런데 바로 다음 날 20일 사설에선, 하청 노동자에게 교섭권을 터준 노란봉투법을 '전면 개정'하자고 했습니다. 하청 노조들이 원청을 상대로 "도미노처럼" 교섭을 요구하면 삼성이 "365일 내내 교섭과 파업 리스크에 갇히게 될 수 있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이 '도미노'는 부풀려져 있어요. 노란봉투법은 모든 협력사를 자동으로 원청 교섭 대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원청이 하청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에만 사용자로 봅니다. 오히려 견고한 원·하청 이중구조에서, 하청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파업에 나서는 것 자체가 지난한 일이고요. 노동자 파업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때론 노조를 악마화하고, 당연한 권리 요구를 '떼쓰기'로 만들어 버립니다.
게다가 삼성 성과급 투쟁은 하청 교섭권을 다루는 노란봉투법과는 결이 다릅니다. 사실 '기승전 노란봉투법 탓'은 익숙한 장면이에요.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이종규 실장)은 최근 칼럼 <언론의 ‘기승전 노란봉투법 탓’ 온당한가>에서, 노란봉투법과 무관한 정규직 노조의 임금 투쟁까지 이 법과 엮고 삼성 성과급 투쟁의 '배후'로 노란봉투법을 지목하는 보도를 "황당한 보도"라 짚었어요. 국민의힘 주장에 큰따옴표만 씌워 옮기는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요. 조선일보의 그 걱정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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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앙인가, 뉴노멀 시험대인가
같은 타결을 두고 누군가는 '재앙'이라 했지만, '우리 사회가 처음 마주한 분배 질문'으로 읽은 신문도 있었어요. 한겨레는 5월 22일 1면에 "기업 넘어선 이익 배분 '뉴 노멀' 시험대"라 달았고,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초과이익 활용 사회적 논의 본격화할 차례"라 했죠. 한국일보는 '사회적 컨센서스 마련', 서울신문은 '풀어야 할 숙제'로 톤을 잡았고요.
반대편엔 동아일보가 있었습니다. 동아는 22일 사설에서 노사가 합의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직군 간 노노갈등이 방치되면 "망국병이 될 것"이라고 했어요. 같은 합의를 한쪽은 '나라를 병들게 할 재앙'으로, 한쪽은 '처음 마주한 분배 숙제'로 부른 겁니다.
눌러야 할 파업(긴급조정권), 위협이 된 법(노란봉투법), 망국병이거나 분배의 시험대인 합의(뉴노멀). 같은 사안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된 이 키워드들은 신문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보여줘요. 여러분은 어떤 키워드에 더 눈길이 갔나요? 이 사안을 어떤 키워드로 기억하게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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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개최한 대면 모임 이야기
"호락호락감자와 진로특강 클래스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뉴스어디의 후원 캠페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아름다운뿌리가 이런 제안을 해왔습니다. 몇 년 전 읽었던 언론인 리영희 선생의 글 「기자풍토 종횡기」의 한 문장이 떠올랐어요.
"차라리 공장 노동자나 농사꾼이나 지게꾼이 뭣인가를 느끼고 분발해서 기자가 될 수 있는 길이 트여 있었다면 우리의 기자풍토가 오늘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뭣인가를 느끼고 분발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솟았습니다. 호락호락감자는 진로 전환기의 반복된 실패와 무기력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모임이랍니다. 서로를 ‘감자’라고 부르는데, “싹이 나고 물렁물렁해져도, 당신은 여전히 어느 요리에나 어울리는 만능 감자”이기 때문이죠.
지난 토요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 세운상가 쪽 작은 도서관에 여섯 명의 감자들이 모였습니다. 인천과 파주에서 온 감자들도 있었어요. 저는 그날 ‘조금 다른 방식으로 기자가 된 감자’가 되어, 왜 독립언론의 길을 선택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뭣인가를 느끼고 분발했던’ 순간들을 바탕으로 함께 취재 기획안도 짜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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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만들기’ 원데이클래스 수강생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사진을 남겼어요. 왼쪽부터 호락호락감자 임수연 대표, 뉴스어디 박채린 기자, 아름다운뿌리 윤근휴 대표이고요. 사진 속 왼쪽에서 세 번째 인물은 현장에 일찍 도착한 수강생분이랍니다. ©윤근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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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임은 후원자와 구독자 분들께는 알리지 않고 진행한 뉴스어디의 첫 대면 모임이었습니다.
뉴스어디와 거의 접점이 없는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도 "언론은 모두를 위한 더 나은 공론장이 되어야 한다"는 뉴스어디의 방향과 맞다고 생각해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뉴스어디 후원자·구독자 분들과의 첫 대면 모임도 어떻게 하면 즐겁고 의미 있을까- 고민해보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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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말을 걸어주세요. (아래 피드백 클릭)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퇴근합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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