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스어디 박채린 기자입니다. 대통령 파면 후 첫 주말 아침, 기분은 어때?😀
난 머리가 다른 때보다 맑은 기분이야.
4월 4일 11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들을 땐 어땠어? 나는 기쁘기보단 안도감🕊️이 더 컸어.
왜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언론이 옮기는 정치인들의 계엄 옹호 발언과 관련 보도를 모니터하면서,
불안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 우리 공동체가 더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그런 불안감.
안도감과 함께 희망도 솟아올랐어. 특히 이 문장을 들었을 때가 그랬어.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
계엄으로부터 공동체를 지켜낸 시민이 앞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나갈지 기대가 됐달까.
이 희망은 ‘뉴스어디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까’하는 고민으로도 이어졌어.
당장 오늘 발행할 뉴스토크에 담을 수 있는 희망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뉴스어디 토요콘텐츠 뉴스토크는 파면특집 ‘윤석열로 돌아보는 조기대선 때 외면해야 할 보도’로 정했어💥
화가 나는 보도도 있을 거야. 그런데 오늘만큼은 ‘이런 보도가 다 있었네 하하하’ 웃으면서 보는 걸 추천해. 계엄도 막아냈는데, 이런 보도들에 휘둘릴 우리가 아니니까😀
뉴스토크와 함께 유익한 토요일 아침이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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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29일, 윤석열 출마 선언
🎙️ "엉덩이 탐정 같은 친근한 대통령"
- 2021년 6월 29일, 윤 씨가 대통령 출마 선언을 했어. 이 때도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어머니 최은순 씨는 요양 급여 약 23억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있었어.
- 도이치모터스 건에 대해 김 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는데, 지난 4일 대법원이 김 씨가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 피고인 모두의 유죄를 확정했는데, 김 씨가 재수사받을 가능성도 있어. (한겨레) 최 씨는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로 실형을 살다가 24년 5월 가석방됐어🤷♀️
- 그런데 ‘엉덩이 탐정’ 기억나?👀 윤 씨가 선거 출마 선언 때 개설한 SNS에서 자기를 소개하며 언급한 캐릭터야. 너무 똑같아서(?) 기억나🙈 MBN은 저녁 뉴스에서 “국민에게 더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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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씨가 스스로 닮은 캐릭터를 공개하고, 언론이 보도하면서, 어느새 ‘엉덩이 탐정처럼 친근한 윤 대통령’ 이미지를 얻었어. 이런 류의 보도가 쌓이고 쌓여 유권자 눈을 흐리기도 해😫
- '받아쓰기’ 보도도 있어. 받아쓰기 보도의 문제는 ‘검증’이 없다는 거야. 출마 선언 다음 날 조선 1면 <윤석열 “국민약탈 정권, 연장 막겠다”>는 윤 후보 출마 선언을 ‘복붙’했어. 1면 톱뉴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만큼 중요도도 높지. 출마 선언 내용을 따져 물은 내용을 썼어야 해. 이날 이 기사에 검증성 평가는 야당 인사의 발언 한 줄이 전부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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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7월 20일, 국민의힘 입당 D-10
🎙️ 비판 대신 '기계적 중립' 또는 '축소 보도'
- 대선 출마 선언 한 달 뒤인 7월 20일, 윤 씨는 대구를 찾았어. 그때 “코로나 초기 확산된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어🤧 다른 지역을 비하하며 대구 민심을 자극한 거지. 통합을 지향해야 할 대통령이라면 해선 안 될 발언이야🤦♀️.
- 당시 조선은 <”코로나 초기 확산, 대구아니었으면 민란”>에서 “민란” 발언을 옮겨쓸 뿐 비판은 하지 않았어. 윤 씨를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 인사의 발언만 적었어. 잘못된 걸 지적하지 않고, 여야 발언을 나란히 실으면, 정쟁으로 사안이 축소돼. ‘기계적 중립’이 ‘가짜 중립’이 되는 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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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보도가 쌓여 대선 후보 흠결을 감추는 효과를 했어🧖. 대통령 재임 기간 ‘좌파 척결’을 외치며 국민을 갈라치기 한 거 기억하지? 언론이 매순간 분명하게 비판했더라면, 어제의 탄핵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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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9월~11월, 국민의힘 경선 과정
🎙️ 의혹 덮기 기술 ① 메시지 감추고 싶으면 메신저를 쳐라
- 국힘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9월,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졌어. 대권 선언 후 윤 씨의 첫 최대 위기였어. 이 사건은 검찰이 윤석열에게 비판적인 언론인, 여권 정치인을 고발해달라는 고발장을 작성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보낸 사건이야📝
-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고 3일 뒤 이 사건에 대한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어. 공수처는 '기획자'로 의심받은 윤석열, 한동훈은 무혐의 처분하고, 고발작 작성을 주도한 손준성 검사만 기소했는데, 재판부는 이 처분이 잘못됐고, "고발장 작성 등을 지시한 검찰총장(윤석열) 등 상급자가 미래통합당을 통한 고발을 기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어👨⚖️
-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 듯 한동훈 전 국힘 당대표는 압수당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말하지 않았고, 관련 검사들은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당일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했어. 중요한 정보들이 이미 사라진 거지.🤬
- 이 의혹이 불거졌을 때 어떤 보도가 나왔을까.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공격하는 데 집중했어. 제목에 언급된 조성은 씨는 인권위가 10월 1일 공익제보자가 맞다고 판단했어. 의혹이 나올 땐 의혹을 해소할 것을 요구하는 게 먼저겠지. 의혹 제기한 사람을 공격하는 보도는 한 번 더 의심해보자😎
제보자 지목된 조성은 논란⋯윤 측 “제보했나 안 했나부터 밝혀라” (조선 5면 21/09/10) ‘윤석열 고발 의혹’ 최초 제보자 누구였나 논란 (조선 4면 21/09/06) 제보자를 벼락치기 공익신고자 만든 ‘한동수 감찰부’ (조선 5면 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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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9월~11월, 국민의힘 경선 과정
🎙️ 의혹 덮기 기술 ② 사과하면 받아주자, 얼굴도 헬쑥해졌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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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10월, 윤 씨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허위 경력 의혹이 제기됐어. 윤 씨는 당시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고 두둔했었잖아. 그런데 얼마 전 숙명여대가 3년만에 김 씨 논문이 표절됐다고 결론 냈고, 허위 이력 의혹도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어.
- 같은 해 11월 김 씨가 사과를 하기도 했어. “고의는 없었다”는 변명이 대부분인데다가 무엇이 허위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반쪽짜리 사과였어.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을 했는지 더 집요하게 요구했어야 했지만, 일부 언론은 ‘동정심’ 유발에 적극 나섰지.😫
- 아직도 기억나는 기사가 있어. ‘2019년, 이달 15일, 그리고 어제⋯달라진 김건희’라는 제목의 사진이 실린 기사야. 총 3개 사진을 비교하며 “체중이 빠져 헬쑥해진 모습”이라며 외형을 묘사한 설명을 덧붙였고, 김 씨의 해명으로 기사를 가득 채웠어. 전형적인 ‘동정심 유발’ 기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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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1월 본격 대선 레이스
🎙️ 윤석열 왔다간 곳엔 무지개🌈 윤석열 왔다간 식당은 성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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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 11월 10일, 윤 씨는 광주 5.18 묘지를 방문했어. 국힘 경선에서 승리하고 5일 뒤야. 경선 전 윤 씨는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라는 말이 비판 받자 사과했어. 이후 SNS에 개에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사과를 희화화 한다는 비판을 받았지.
- 이러한 소동이 있고서 광주를 방문한 거였어. 이때 연합뉴스 <윤석열 참배 마치자 5·18묘지에 뜬 무지개>를 실었어. 뉴스1 <윤석열 떠난 광주에 뜬 무지개…"길조" vs "망조"> 에서 "역시 대통령은 하늘이 내는 것", ""하늘도 윤 후보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등 누리꾼 반응을 편집해 영상 기사를 내기도 했어. 🌈
- 이런 종류의 기사는 과거 전두환, 박근혜를 마치 신격화하는 듯한 보도에서 똑같이 사용됐던 방식이야. 무지개는 무지개, 햇빛은 그저 햇빛일 뿐. 🌞
박 대통령, 버킹엄궁 들어서자 비 그치고 햇빛 쨍쨍 (이데일리 2013년 11월 5일)
"대통령께서는 오랜 가뭄 끝에 단비를 내려주시며 출국, 귀국 길엔 장마를 끝내는 남극의 화사한 햇빛을 안고.." (KBS '6.10항쟁 20주년 특집 전두환 정권 그리고 방송,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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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보도는 취임식까지 이어졌지. 채널A <尹 대통령 취임사 중 하늘에 뜬 ‘무지개’ 눈길>에서는 "1년 전에 검찰총장이었던 분이 대통령이 된 게 매우 신기한 자연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어. 이외에도 윤 대통령이 방문한 식당을 성지라고 하거나 (<"윤석열 자리가 어디?" 울산회동 불고깃집 성지로 급부상> 같은 기사도 있었어. 곧 있을 조기대선, 이런 기사는 꼭 외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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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어디 픽 칼럼 언론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칼럼. 뉴스 보는 눈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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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내란 이후 언론 보도, ‘기계적 중립’이 틀린 까닭>(채영길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가령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도는 음모론을 끄집어와서 ‘이런 비판이 있다 vs 그렇지 않다’라고 보도하는 것은 기계적 중립이라기보다는 굉장히 ‘조작된 중립’인 거다. 조작된 중립으로 배치된 대결 구도를 통해 얻는 효과는 분명하다. 두 담론이 지금 경쟁적이고 주요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 정당화된 주장으로 승격되는 효과가 있다.
Talk!🎤 오늘 소개했던 문제 보도의 유형에 대해 깊이있는 설명이 담긴 칼럼을 들고 왔어. 미국 의회 의사당 침탈 사건 당시 "아스팔트 극우와 그들의 스피커 노릇을 하는 미디어, 극우를 정당화하려는 공화당 정치인들 그리고 그 정치인들을 대변하는 보수 미디어"의 잘못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는 설명도 있는데, 관련 자료를 꼭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어. 이 칼럼 같이 읽고 의견이 있다면 아래 '의견 보내기'에 남겨줘. 다음 뉴스토크에서 소개할게!
그럼 다음주 토요일에 다시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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